“수제화 장인 명맥, 젊은 창업자들이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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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는 성수역을 중심으로 수제화 생산 업체 300개, 중간가공ㆍ원부자재 유통 업체가 각 100개 등 업체가 밀집해있다. 과거 성수동 구두공장이 성황을 이뤘던 이유는 1960년대 토종제화기업 금강제화 본사가 있으며 성남에 있는 에스콰이어, 엘칸토 생산공장과도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새로운 브랜드와 중국산 저가 제품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고 성수동은 낙후되고 오래된 이미지에 일부 단골손님만 자주 찾는 곳이 돼버렸다.

 

하지만 서울시가 최근 수제화산업을 살리기 위해 성수동 일대를 특화 거리로 조성하고 관광의 거점으로 육성시키면서 그 또한 과거 얘기가 됐다. 현재는 수제화 거리가 조성되고 주변에 쇼핑몰들이 생겨나면서 성수동 일대가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게다가 이곳에 터를 잡고 수십 년간 구두를 만든 장인들이 수제화를 만들기 때문에 품질 만큼은 최상급이라 고객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성수동 베티아노의 백인희 대표를 만나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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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대 째 성수동에서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들었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성수동에서 구두공장을 운영하시는걸 봐오면서 자랐다. 여성화 샘플 사이즈가 235mm인데 마침 제 발사이즈와 같은 덕분에 좋은 신발을 어려서부터 많이 신었던 추억이 있다. 자연스럽게 대학에서 제화패션을 전공하고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서울시와 성동구청이 진행하는 성수동 수제화 공동 브랜드 프롬에스에스(fromSS)에서 아버지와 함께 3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그 후 저의 디자인과 아버지의 수십 년 기술노하우가 합쳐진 현재의 베티아노가 탄생했다.

 

성수동에는 여러 이유로 인해 기성화가 맞지 않는 분들이 찾아오신다. 때문에 한분 한분마다 꼭 맞는 신발을 선사해드리고자 끝까지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에 있어 수십 년간 구두를 제작해온 아버지의 도움이 무척 컸다. 그럼에도 사람의 발모양이 시대와 상관없이 천차만별이라 패턴을 짜서 공장으로 가면 아버지 같은 기술공들과 불꽃 튀는 의견 공방을 나눌 때도 많다. 그 정도로 신발 하나 하나 만들 때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성수동 수제화는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소비자들에게 추가적인 TIP을 드린다면.

맞춤 신발이라고 하면 매장에 한번 방문해서 본을 뜨고 제작기간을 기다렸다가 완성품을 받으면 끝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시지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꼭 맞는 신발이 탄생하기까지는 발모양, 걸음걸이 습관, 선호하는 스타일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평발이나 무지외반증 같은 발모양을 포함해 미처 몰랐던 잘못된 걸음걸이, 타이트하거나 혹은 여유 있는 스타일 등이 전부 맞아 떨어져야 최고의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매우 중요하며 많은 피드백을 주고받을수록 더욱 더 편안한 맞춤신발이 만들어질 수 있다.

 

현재 기성화에서 불편함을 느끼셔서 저희를 찾으시는 분들도 계시고 맞춤 수제화의 가치를 알고 적극적으로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신다. 종종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공장에서 모든 과정을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드는 기술력과 장인정신에 비하면 논할 바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본을 뜨는 과정이 발전된 기술로 간편화됐기 때문에 현재는 소비자분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수제화를 구입하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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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수제화의 꾸준한 성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저희 베티아노만 하더라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계속해서 트렌디하면서도 편안함을 연구하고 고급스러운 소재와 꼼꼼한 공정 기술로 개인의 발에 맞춰 제작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고객분들도 언제 꺼내 신어도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과 시즌별로 멋을 더해주는 매력적인 컬러에 만족감이 크다고 말씀해주신다. 이 모든 것들이 성수동 수제화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좋은 품질에 더해 성수동 일대가 특색 있게 발전하면서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늘었고 덕분에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분위기 속에 수제화를 만드는 장인 명맥이 이어지려면 젊은 창업자에게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저희에게도 새로운 발판이었던 프롬에스에스(fromSS)는 매장 수수료가 0원이라 사업자는 빠르게 자생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현재 ‘수제화가업승계협동조합’이 설립됐을 정도로 많은 젊은이들이 수제화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좋은 기회가 많아진다면 이들의 열정이 수십 년 기술공들의 노하우와 만나 그 어디보다 좋은 신발이 탄생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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