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5-27(금)

나를 찾아가는 힐링 향수 공방, 트루지니

향에 대한 자아를 찾는 인천 핸드메이드 향수공방 박진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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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1.1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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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마테라피는 최근 반려동물에게 도입할 만큼 각광받고 있는 대체의학이다. 그러나 아로마테라피의 시초를 따져보면 인류가 시작한 선사시대부터다. 현재까지 전해오는 민간요법과 같이 상처를 낫게 해주는 특정 식물들을 발견한 것이다. 현대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잠시 주춤하는 추세도 보였지만 약물치료의 부작용과 화학성분들에 대한 우려 등이 일며 그 해결방법으로 자연에서 유래한 아로마테라피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로마테라피는 꽃, , 줄기, 뿌리 등에서 추출한 고농축의 에센셜 오일을 사용한다. 이 오일이 후각, 즉 감각적 반응으로 기분을 전환시켜주기도 하고, 피부를 통해 흡수되며 직접적인 효과를 주기도 한다. 게다가 세포를 통해 뇌까지 전달된 후각 정보는 뇌의 변연계에 도달해 호르몬 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렇듯 오늘날의 향기는 그저 코끝을 지나는 감각이 아니라 마음과 신체의 좋은 영향을 주어 자연치유방법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향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향수공방이 있다. 그저 취향에 따른 선택으로 조합된 향이 아닌 개인마다 심리적·육체적으로 도움이 되고 필요할 만한 향으로 자신만의 향을 찾아주는 것이다. 인천의 한 동네 골목에 위치한 트루지니 향수 공방 박진경 대표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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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공방 트루지니 내부 모습

 

향수공방으로서 트루지니만의 특별한 수업 방법이 있다고 들었다.

 

가장 먼저, 트루지니의 분위기는 치유. 수업 중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인데, 그래서 한 클래스 당 1시간가량 소요되기도 한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트루지니에서 만드는 향수에는 확실한 자신만의 의미부여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저는 향에 대한 자아라고 말한다. 향수를 만드는 시간만큼은 오로지 나 자신만을 바라보고 위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대게 향수를 고를 때 본인의 취향도 잘 알지 못한 채, 점원의 추천이랄지 신상을 위주로 구매하게 된다. 아로마테라피적으로 생각해보면, 심리적, 육체적인 상황에 따라 각자가 편안하게 느끼는 향이 제각각 다르다. 예를 들면 힘들고 지칠수록, 나무와 흙과 같은 땅의 향을 찾는다. 또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호스피스도 아로마테라피를 실시한다.

 

저 역시 아로마테라피스트이기에 트루지니에서도 테라피를 접목하여 향수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각자의 상황이나 가치관이 반영된 정말 세상에 단 하나뿐인 향수가 탄생하는 것이다. 물론 곧바로 , 이제 자아를 향수에 투영해봅시다. 나는 어떤 취향인지 말해보세요.’라고 한다면 당연히 어렵다. 그래서 주제를 잡기도 하고 대화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구상해간다. 이야기 속에서 표현할 수 있는 핵심을 잡아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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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지니 박진경 대표는 그날의 결과물을 짤막한 설명과 함께 SNS에 게재한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가늠하기 어려운 것 같다. 조금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려준다면.

 

트루지니 SNS에는 그날 클래스 결과를 짤막한 글과 함께 사진을 올린다. 일례로 한 커플이 서로에게 향수로 숲과 펜션을 선물해주었다. 주변에서 보기에 이런 설명이 꽤나 추상적인 모양이다. 그 커플이 만든 향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묻는 전화가 오기도 했다. 여자 친구에게 주고 싶은 펜션을 떠올려보고 그 주변에는 뭐가 있는지, 어떤 나무들이 있는지 이미지를 점점 구체적으로 그려나간다. 펜션 안에서도 편안하고 좋은 기분을 주는 것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며 보다 풍부하고 세부적인 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서로에게 숲과 숲에 있는 펜션을 표현한 향수를 선물해 같이 뿌렸을 때도 조화롭게 어우러질 만한 커플 향수가 탄생할 수 있었다.

  

또 기억에 진하게 남는 한 청년이 있다. 20대 후반인 요리사 청년이었는데, 남자 혼자 방문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두 번째로 그만큼 드문 일이라 기억하고 있다. 당시에 당연히 될 줄 알았던 계획이 어그러지고 현재 하던 일에도 확신이 없으셔서 많이 지쳐 보이셨다. 직업 특성상 향에 민감한 요리사임에도 향수공방을 찾은 것은 정말 본인만을 위한 시간이 갖고 싶었다는 말이다.

 

나 역시도 젊은 시절 오랫동안 불확실한 가운데서 방황했고 40대에 들어서야 좋아하는 내 일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 청년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보다 긴 시간을 이야기하며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들어왔을 때 어두웠던 모습과는 반대로 나갈 때는 훨씬 가볍고 밝게, 기분 좋게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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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향을 찾아가며 위안을 얻고 가는 힐링향수공방 트루지니


어쩌면, 번거롭기도 하고 쉽지만은 않은 트루지니만의 세심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처음에도 물론 바다같은 콘셉트는 있었다. 그런데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생각보다 마음이 힘든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았다. 저 역시 그런 시기가 있었다보니 내가 잘 알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아로마테라피를 접목시키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향수로써 지속력 등의 단점은 있을 수 있지만, 인공 향보다 치유에 도움이 되는 천연 에센셜 오일을 쓰고 싶다.

 

더불어 트루지니는 본인만의 이미지와 이야기를 담아내는 의미부여에 가장 중점을 둔다. 이미 조합된 향이 아니라 하나씩 분리해가면서 향을 알아가다 보면 원래 본인의 취향이라 알고 있었던 것과 전혀 다른 취향을 발견하는 경우들도 있다.

 

트루지니에 방문해서 그동안 쌓였던 나쁜 감정이랄지 지쳐있던 마음들을 털어내고 다시 기운 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나, 산후우울증인 엄마도 와서 같이 울면서 만들다가 나갈 때는 다시 밝게 나가는 그 모습들이 제게는 큰 원동력이 된다. 향수를 쓸 때마다 만들었던 그때를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트루지니에서는 또 오세요.’ 라는 인사가 다 쓰면 또 오세요.’ 도 아니고 지치면 또 오세요.’ . 아무한테도 꺼내 보이고 싶지 않던 마음을 털어놓기 쉬운 것이 오히려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이 아닐 때도 있지 않은가. 힐링공방 트루지니에서 얻는 것은 나만 만들 수 있는 나를 꼭 닮은 향수 뿐만 아니라 어쩌면 지친 마음의 위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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